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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래도 안 살거야?’ 기아의 진심이 담긴 EV3

noelec 2024. 7. 26. 14:42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EV3을 만나고 왔습니다. EV3은 기아 전기차의 대중화를 알린 모델인데요. 기아는 사실 EV3보다 앞서서 쏘울 EV, 니로 EV, 니로 플러스 등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EV3이 가지는 의미는 다릅니다. 앞서 선보였던 모델이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전기차를 변형해 만들었다면, EV3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모델이죠.

 

최신 모델인 만큼 다양한 장비를 꾹꾹 채워 담았습니다. 보다 완성도 높은 원 페달 드라이빙을 가능케 하는 아이 페달 3.0,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 보다 넓은 1열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한 THIN HVAC, 부피를 줄이고 효율을 높인 차세대 열관리 시스템(히트 펌프) 등을 새롭게 갖추고 있습니다.

  스탠다드 롱레인지
배터리 용량 58.3kWh 81.4kWh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347~350km 478~501km

 

 

EV3의 배터리 사양은 두 가지입니다. 배터리 용량을 기준으로 스탠다드와 롱레인지로 구분하는데요.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긴 주행거리가 필요치 않다면 용량이 작고 가격이 저렴한 스탠다드를 선택하거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긴 모델이 필요하다면 롱레인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EV3의 외모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모델이 있지 않나요? 저는 EV3을 보는 순간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지닌 EV9이 떠올랐습니다. EV3은 EV9가 가진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과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해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인 오퍼짓유나이트드를 기반으로 얼굴을 꾸몄습니다. 수평과 수직의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모습입니다. 디자인의 효과인 차체 크기가 작은 소형 SUV로 분류되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그리 작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열의 도어핸들은 플러시 타입, 2열은 C필러에 손잡이를 숨긴 히든 타입으로 설계했습니다. EV3은 일반 모델과 GT 라인으로 디자인 차이를 두었는데요. GT 라인은 블랙 하이그로시를 차체 곳곳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 보다 공격적인 디자인의 범퍼로 일반 모델과 차이를 둡니다. 

 

후면은 리틀 EV9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앞서 선보인 대형 전기차 EV9의 디자인 요소를 빼닮았습니다. 수평과 수직을 골고루 사용한 테일램프와 범퍼에 붙은 번호판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내 역시 기아의 패밀리룩을 충실하게 반영했습니다. 3개의 디스플레이를 나란히 배치해 각각 계기판, 공조기 모니터,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의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심플한 배치는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줌과 동시해 최신차다운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모니터를 구성하는 UI와 시스템은 기아의 최신 ccNC를 사용합니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운전자나 동승자가 원하는 기능과 정보를 쉽게 찾고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미국 프로 농구인 NBA의 구단별 테마를 선택할 수도 있는데요. 저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아 크게 매력적으로 느끼지 못했지만, 만약 농구를 좋아한다면 재미있는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OTA를 통한 업데이트가 가능한 만큼 추후에 더 많은 재미난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듭니다. 

 

  길이 너비 높이 휠베이스
셀토스 4390mm 1800mm 1620mm 2630mm
EV3 4310mm 1850mm 1570mm 2680mm
니로 4420mm 1825mm 1545mm 2720mm

 

EV3의 차체 크기를 보면 셀토스와 니로 사이에 위치합니다. 하지만 실제 실내 공간은 니로와 비교해 전혀 뒤쳐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비결은 바닥에 배터리를 넓게 까는 스케이트 보드형 플랫폼 E-GMP에 있습니다. 1열은 물론 2열의 공간도 그리 부족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특히 2열 시트는 소형 SUV라는 차급이 무색할 정도로 뒤로 많이 눕힐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서도 보다 편안한 이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트렁크 용량(VDA)
셀토스 498L
EV3 460L(+프렁크 25L)
니로 451L

 

트렁크 공간은 앞서 나열한 모델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보닛 아래에 조그마한 프렁크 공간을 만들었는데요. 충전 케이블이나 냄새나는 짐을 넣어 두기 적합한 크기입니다. 게다가 2열 시트는 60대 40으로 폴딩을 지우너해 더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2열 시트를 접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고출력 최대토크 배터리용량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전비
기아 니로 EV 201마력 26.0kg.m 64.8kWh 401km 5.3km/kWh
현대 코나 EV 133~201마력 26.0kg.m 48.6~64.8kWh 311~417km 4.7~5.5km/kWh
기아 EV3 201마력 28.9kg.m 58.3~81.4kWh 347~501km 5.1~5.4km/kWh

 

다른 E-GMP 베이스의 전기차와 달리 EV3은 앞바퀴굴림 모델입니다. 최고출력 201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사용합니다. 앞서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 니로 EV와 최고출력은 같지만, 최대토크에서 EV3이 앞섭니다. 더불어 배터리 용량 역시 EV3이 크기 때문에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역시 100km 가까이 길죠. 기존 현대차 기아의 입문형 전기차와 비교하면 EV3의 상품성이 더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을 대략 200km 가까이 주행한 결과 최종 연비는 6.8km/kWh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전비를 달성한 다른 분은 거의 8km/kWh에 육박하는 전비를 기록했는데요. 만약 마음먹고 주행을 한다면 1회 충전으로 700km 가까이도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EV3은 전기차 특유의 가속 성능과 전기차 치고는 가벼운 무게(1.8톤)로 인해 예상보다 움직이 상당히 경쾌했는데요. 대단히 강력한 힘은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즐길만한 성능을 지닌 매력적인 모델임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와인딩을 살짝 달려본 결과, 제가 시승한 모델 기준(19인치 휠)으로 타이어 폭이 215로 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배터리를 낮게 깐 E-GMP의 역할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N.V.H에 대한 대책도 좋았습니다. 차급이 차급이니만큼 소음 진동 대책에 대한 부분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매우 훌륭했습니다. 1열을 기준으로 진동을 소화하는 능력은 뛰어났습니다. 2열은 1열과 달리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럼에도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꽤나 괜찮은 느낌입니다. 

 

최신 모델답게 운전 주행 보조 장비의 구성도 매력이었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조향에 개입을 하는 차로 유지 보조 2,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직접식 그립 감지 혹은 정전식 그립 감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를 활용해 고속도로에서는 거의 자율 주행에 가까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회생 제동 시스템의 개선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할 때의 피로도도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회생 제동을 오토로 설정하면 앞차와의 간격을 확인해 자동을 회생 제동의 양을 조절해 주는 점도 좋았습니다. 과속카메라나 교차로 등을 만나도 회생제동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기도 했습니다. 

  에어 스탠다드 어스 스탠다드  GT-라인 스탠다드  에어 롱레인지 어스 롱레인지 GT-라인 롱레인지
가격
(세제혜택 후)
3995만원 4340만원  4430만원  4415만원  4760만원 4850만원
국고
보조금
573만원 622만
서울시 보조금 150만원

 

EV3은 소형 차급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수 많은 편의 및 안전 장비를 모두 갖췄음에도 매력적인 가격을 지녔습니다. 서울시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모델은 3천만원대 초반에 손에 쥘 수 있죠. 

EV3은 기아가 얼마나 근사한 전기차를 만들고 싶었는지,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게해 준 모델이었습니다. 잠잠했던 입문형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만한 모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